2020.0707

인연 /因緣(2020年7月)

인연

그다지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어려서부터 유독 좋아하는 책이 있다.

피천득 씨의 『인연』이라는 수필이다.

「그리워하는데도 한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라는 구절은 몇 번을 읽어도 내 마음을 잔잔하게 흔들어놓는 대목이다.

‘인연’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사람이 한 명 있다.

유치원 시절 내 짝이었던 남자아이가 그 주인공이다. 내 인생의 첫사랑이었던 아이다. 그 아이의 이름은 아직도 내 마음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아니, 안 잊혀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첫사랑의 ‘첫’이라는 접두어의 신선함과 소중함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일 게다.

5살,,너무 어려서 세상을 알지도 못하는 어린아이임에도 불구하고, 과묵하면서도 배려있는 그 남자아이가 무척 좋았다. 마음속 고백을 하지 못하고 설레는 마음만 조용히 간직했던 나. 그 아이를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하고 땅만 쳐다보며 수줍게 말을 나눈 추억이 아직도 기억에 새롭다. 지금이라면 적극적으로 말을 걸었을 텐데..하는 생각도 하면서 가끔 혼자 미소짓곤 하지만, 정말 좋아하는 사람에겐 의외로 제대로 표현조차 못하는 바보 같은 성격의 나이기도 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때로 여러 어렵고 힘든 문제에 부딪혔을 때, 도저히 머리를 굴리고 굴려도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 때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깊은 사색에 젖곤 한다.

왜 이런 문제에 부딪히게 되었을까 하는 원인을 계속 거슬러 올라가본다. 이유를 찾고 또 찾다보면 어느 순간 내가 봉착한 사건 내지는 현재 상황에 있어 ‘우연’과 ‘필연’의 상관관계를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가 결국 내 스스로 현실 상황과의 ‘인연’의 끈을 찾아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긍정적 마인드로 파헤쳐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결론을 이끌면서 내 자신을 합리화하게 된다.

크리스천이면서 ‘운명’과 ‘인연’을 중시하는 이러한 불교적인 사고를 하는 내게, 가끔 주변사람들은 모순된 인간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모순된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중학교 시절 무척이나 존경하고 좋아했던 국어선생님의 영향이 컸다. 그 국어선생님은 틈만 나면 우리에게 늘 말씀하셨다. “어떤 누군가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면 그건 분명히 그럴만한 운명적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라고. 즉, 인생에서의 만남은 모두 운명적인 그 뭔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분은 무슨 근거로, 아직 온전히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중학교 학생들에게 ‘운명론’을 이야기하셨을까..

서두가 좀 길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현재의 나는 금강학원의 교장으로서 많은 보람과 사랑과 감사를 느끼면서 생활하는 한편, 가끔 여러 난제(難題)에 부딪히다 보면 과연 내가 현명하게 이 현실을 잘 뚫고 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무서움으로 웅크리고 있는 나를 바라보게 된다. 결론적으로는 내가 금강학원에 오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자 ‘운명’이고, 이 강한 ‘인연’을 잘 승화시켜서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오게 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다짐을 하곤 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학생 모집의 홍보에 비상이 걸렸다. 온라인을 통한 홍보 전략을 어떻게 세우냐에 따라 내년도 학생 모집 결과의 최대 관건이 될 거라 예상된다.

그래서 일전 간부회의 시 강하게 부탁한 것이 있다. 우리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이 금강을 왜 선택했는지에 대한 이유 등을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홍보 계획을 세우자고. 그리고 우리 금강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을 가지고 찾아온 단 한명의 고객<?>일지라도 그 ‘짧은 만남’을 ‘질긴 인연’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이다.

세상에는 평생 같은 곳에서 살아도 인연이 아닌 사람이 있고, 잠시 눈빛만 마주쳤는데도 피할 수 없는 인연인 사람이 있다. 인연인 줄 알고 믿었는데 아닌 사람도 있고, 인연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인연인 사람도 있다.

길 줄 알았던 인연이 아주 짧은 경우도 있고, 반대로 아주 짧을 것이라 생각한 인연이 의외로 길게 평생을 가는 경우도 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교육부에서 재외동포교육 업무를 담당하면서 바라본 금강학원은 내게 있어서 여러 재외 한국학교 중 하나라는 것 이외에 아무런 존재의 의미가 없었다. 그 낯선 이름 ‘금강’이 이렇게 내 평생의 ‘강하고도 질긴 인연’이 될 존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금강학원에 온 것이 이미 정해져있던 나와의 ‘인연’이자 ‘운명’이라면, 여기에서 만나는 모든 학생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학부모님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과의

74년간의 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금강학원,

태생 자체는 재일한국인들을 위하여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어렵게 만들어진 학교였다. 그러나 기나긴 시간을 거쳐 오면서 2020년을 살아가는 지금의 금강학원에겐 더 큰 사명이 주어졌다.

한국적인 우수함과 일본적인 지역 특수성을 잘 조합하면서, 나아가 세계를 가슴에 품은 국제적인 인재를 만들어내는 것. 바로 금강학원의 존재 의미이다.

인생의 여러 선택지 중 ‘금강학원’이라는 답을 선택하여 우리 학교에 들어온 소중하고도 사랑스러운 학생들이 먼 훗날 과연 ‘금강’을 택한 것이 그들 일생의 최고 인연이었다고 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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あまり本を読むのが好きではない自分だが、学生時代から特別に好きな本がある。

ピ・チョンドゥク(皮千得)氏の”因縁”という随筆である。

“恋しいと慕いながらも1度で会ってまた会えなくなったり、一生忘れられないのに会わずに生きる事だってある。”という文句は、何度読んでも私の心を穏やかに揺さぶるくだりである。

自分には”縁”という単語を思い浮かべると、思い出す人が一人いる。

「人」というより、幼稚園の頃の私のパートナーだった男の子である。私の人生の初恋だった子。あの子の名前は未だに私の心の奥底にある。いや、忘れられないのかもしれない。それほど初恋の”初”という接頭語の新鮮さと大切さが大きく働いているのだろう。

5才、幼すぎて世間知らずの子供なのに、無口でありながらも思いやりのあるその男の子がとても好きだった。心の奥底からの素直な告白ができず、ときめく心だけをこっそりと秘めていた私。その子をまともに見つめることもできず、地面だけ眺めてはにかむように言葉を交わした思い出がまだ記憶に新しい。今なら積極的に話しかけたはずなのに…と思い、たまに一人で微笑んだりするが、一方では本当に好きな人が出来ると意外とまともに表現することすらできない馬鹿な性格の私でもあった。

人生の中で、時には困難で大変な様々な問題にぶつかった時、どうしても頭をかかえて悩んでみても解決策が出ない場合は、すべてを投げ出して深い思索にふけったりする。

なぜこのような問題にぶつかったのか、その原因を遡り続ける。理由を求めてまた探していくうちに、ある瞬間、ふと自分が直面した事件や現在の状況における”偶然”と”必然”の相関関係を考えるようになり、そうしていくうちに、結局自ら現実の状況との”縁”の紐を見つけ出し、すべてを受け入れて肯定的なマインドで掘り下げていかなければならないという結論を導きながら自分自身を合理化するようになる。

自分自身クリスチャンでありながら”運命”と”縁”を重視するような仏教的な思考を持っている私に、周囲の人たちから矛盾した人間だと時々言われたりする。

この矛盾した考えを持つようになったのは、中学校時代、とても尊敬し、好きだった国語の先生の影響が大きかった。その国語の先生は時間さえあれば私たちにいつもこうおっしゃった. “もし誰かと会って縁を結ぶことになったらそれはそうするだけの運命的理由が絶対あるからだということを忘れないでください”と。つまり、人生での出会いは全て運命的な何かがあるということだった。

あの先生は、何を根拠にまだ価値観が完全に確立されていない中学生たちにそういう”運命論”を話されたのだろうか。

序論が少し長かったかもしれない。

なぜこのような話をしているのかというと、現在の私は金剛学園の校長として、多くのやりがいと愛と感謝を感じながら生活する一方で、時々様々な難題にぶつかっている。

その難題を私が果たしてうまく乗り越えることができるだろうかという不安に恐れおののくことがあった。結論から言うと、私が金剛学園に赴任したのは、「偶然」ではなく「必然」であり、「運命」だった。そしてこの強い「縁」を必ずよい結果につなげるように努力すべきだと何度も心の中で誓っているのである。

今年は新型コロナウイルスにより学生募集の広報に赤信号が灯った。オンラインを通じた広報戦略をどのように立てるかによって、来年度の学生募集の結果が大きく変わってくる。

そのため、この前の幹部会議の時に強くお願いしたことがある。「生徒たちが何故本校を選んだのかということについて綿密に分析する必要があり、それに基づいた広報計画を立てなければいけない」と。

そして「我々の金剛に好奇心を持って訪ねてきた顧客<?>がたった一人であっても、その”短い瞬間の出会い”というものを”強い絆”に変えなければならない」と。

世の中には一生同じ所で暮らしていても「縁」で結ばれない人もいれば、少し目が合っただけで一目で結ばれる強い「縁」もある。縁だと思って信じたのに、後で振り返ると縁ではない人もいれば、縁があるわけがないと思ったが縁がある人もいる。

長いと思っていた縁がとても短い場合もあり、反対にとても短いと思った縁が意外に長く一生続く場合もある。

2012年から2014年まで教育部の在外同胞教育の業務を担当しながら(担当として)眺めていた金剛学園は、私にとって多くの在外韓国学校の一つに過ぎない存在、それ以上でも以下でもなかった。見慣れない名前の「金剛」がこれほど、私の生涯にとって大切な「縁」になるとは夢にも思わなかった。

74年間の長い歴史と伝統を誇る金剛学園。

もともと在日韓国人のためにみんなが少しずつ寄付し苦労して作られた学校だった。しかし、長い時間を経て2020年を生きる今の金剛学園には、より大きな使命が与えられた。

韓国的な優秀さと日本の地域的特殊性をうまく組み合わせ、世界にはばたく国際的な人材を作り出すこと。これがまさに金剛学園の存在意義である。

人生の様々な選択肢の中から”金剛学園”という答えを選び、私どもの学校に入ってきてくれた大切で愛らしい児童生徒たちが、後日、果たして”金剛”を選んだのが彼らの一生の最高の縁だったと堂々と言えることを心から期待してやまな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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